무너진 위시, 그러나 빛나는 디즈니의 100년 작품 헌사
이번 영화 위시는 디즈니의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영화이니 만큼 가장 디즈니스러운 서사를 아름답게 그려내기 위해 겨울왕국의 전설을 만들었던 크리스 벅 감독이 제작을 맡았습니다. 빅히어로, 주토피아, 엔칸토 등을 참여해 우리에게도 많이 알려진 윤나라 애니메이터도 참여했으며, 디즈니 최고의 히트작 겨울왕국보다는 600억 이상 많은 금액. 이는 역대 제작된 모든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용입니다. 성우와 ost는 아리아나 드보즈, 한국 ost는 그룹 아이브의 안유진 씨가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문제는 최근 개봉했던 디즈니의 더 마블스가 mcu 사상 가장 참혹한 흥행 참패를 기록, 5천억의 적자로 벌었던 돈을 토해내고 있는데, 위시 또한 영화 업계 최고 시즌 추수 감사절을 끼고 개봉했는데도 너무 뻔한 스토리, 미완성된 듯 아쉬운 그래픽, 신선함이 없는 답, 본인들의 작품에 헌사에 취해 본질을 잃어버린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100년간 쌓아올린 모든 노하우와 헌사를 쏟아부은 작품인데 왜 이렇게 무너지는 걸까요? 그래도 스토리나 연출, 시각, 효과 부분에서는 가볍고 기분 좋게 보기는 좋은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는 100년간의 디즈니 작품들에 대한 헌사를 위해 100개가 넘는 이스터에그들이 존재한다고 하니 이번 글에서는 영화에 삽입된 이스터에그들을 탐구한 내용들을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로사스의 높은 탑과 백설의 숲, 라푼젤과 백설공주 이스터에그
위시의 배경은 로사스 왕국입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영감을 받아 장미 왕국을 디자인했으며 시내 곳곳에 장미 로고가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왕국은 라푼젤의 코로나 왕국에서 많은 부분을 오마주하여 제작되었습니다. 왕국이 처음 등장하는 장면, 바다에서 성이 그려지는 모습이 일치하고, 코로나 왕국은 하늘에서 내려온 태양빛을, 로사스 왕국은 하늘에서 내려온 별빛을 왕을 상징하는 심볼로 사용합니다. 사람들이 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춤을 추고, 현상수배 전단지에 폰트까지 동일하게 제작. 전반적인 동네의 느낌도 비슷한데, 아샤의 가족들이 왕국을 향해 뗏목을 젓는 장면과 아샤가 소원을 빌며 절벽에서 성을 쳐다보는 장면은 라푼젤 대한 오마주입니다. 3d지만 수채화 같은 느낌의 아트웍은 백설공주의 스타일을 시각화해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아샤와 친구들은 백설공주와 일곱난쟁이를 대놓고 오마주했습니다. 아샤의 집은 난쟁이들의 집과 흡사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고, 백설공주가 소원을 비는 우물도 그대로 묘사했습니다. 그리고 아샤의 일곱 친구들과 난쟁이들은 그 성격부터 모습, 끙끙거리거나 귀를 흔드는 버릇들, 습관적인 행동까지 그대로 묘사했습니다. 집에는 일곱 친구들을 상징하는 이니셜 컵이 걸려져 있는 백설공주에 나온 일곱 난장이들의 첫 글자 이니셜과도 정확히 일치합니다. 때문에 혁명의 밤에 아샤가 전진하는 모습도 난쟁이들이 전진하는 장면을 오마주한 것입니다. 그리고 왕의 실험실에는 마녀의 독사가 해골이 놓여져 있고, 왕은 계속해서 거울을 보며 거울아 거울아 자신의 잘생김을 확인, 왕의 그림자는 대놓고 마녀의 거울 형상을 띠고 있습니다. 거울에 새겨진 황도 12궁은 소원을 가둔 방에도 사형 왕의 옷에도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궁궐의 왕이 오르는 계단 뚜껑이 열린 성의 모습도 백설공주의 마녀의 모습과 닮아있습니다. 그리고 왕이 지팡이로 빨려들어가는 모습은 알라딘의 자파를 오마주한 것이지만, 빨려들어가는 중간에 또 마법 거울의 형상을 보여주며 왕과 마녀를 동일시했습니다. 전체적인 큰 플로우를 백설공주에서 많이 채용했습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피터팬 이스터에그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 대한 오마주도 많습니다. 왕이 사용하는 흑마법은 녹색 디즈니에서 악을 상징하는 색이긴 합니다만 말레피센트의 흑마법과 상당히 닮아 있고, 왕이 성을 가시덩클로 뒤덮어 시민들을 속박하는 장면은 말레피센트가 공주를 성에 가두고 가시덩클로 덮어버리는 장면에 대한 오마주, 녹색 안개로 성을 뒤덮는 모습 또한 이 장면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왕국 최고의 부자가 아니라 재봉사가 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여자는 오로라의 드레스를 만들고 있으며, 또 중간에 등장하는 세 마리의 새가 빨강, 초록,파랑으로 변하는 장면은 이 요정 세명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고, 혹은 이 장면에서의 새들을 상징하는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또한 여기에서의 올빼미와 다람쥐도 그대로 등장하합니다. 그리고 위치는 2.55대 1의 화면비를 사용했는데 이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화면비와 동일합니다. 이때까지만 사용되고 더는 사용하지 않았었지만 서사적인 느낌, 디즈니풍의 배경을 강조하기 위해 이 영화에서 다시 쓰였다고 합니다. 왕에게 하늘을 날고 싶다고 소원을 비는 소녀의 이름은 웬디. 왕은 피터팬의 고향 레버랜드는 어때라고 비웃고 나중에 왕비는 녹색 옷을 입은 피터를 소개해 줍니다. 그리고 스타의 파티클이나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팅커벨을 상징하는 것이며, 왕비가 피터팬과 웬디를 떠나보내는 장면은 2024년 저작권이 만료되는 피터팬을 떠나보내는 상징적인 장면이죠. 아샤가 별에게 소원을 빌고 퍼지는 빛과 함께 피노큐의 주제곡 잠깐 변주되어 등장, 엔딩의 쿠키에 등장하는 장면에서도 이 노래가 연주되어 사용됩니다.
100주년의 역사를 그린 수많은 이스터에그들
라이온킹의 이스터에그도 많습니다. 발렌티노의 엉덩이를 보여주며 모든 가스 덩어리가 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장면은 라이온킹에서 품바가 했던 말을 연상하게 하며 품바의 동작까지 흉내냅니다. 또한 아시아의 친구가 발렌티노를 들어올리는 장면은 라이온킹의 대표적인 장면을 오마주한 것이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별들이 우리를 안내하기 위해 거기 있다는 말은 무파사가 신바에게 했던 말을 생각나게 하죠. 인어공주에 대한 오마주도 상당히 많은데요. 혁명의 밤에서 지하의 테이블에 놓여져 있는 빛과 포크를 보며 인상 쓰는 스타의 모습은 인어공주에서 빛 대신 포크로 빗질을 하는 에리얼을 생각나게 합니다. 왕이 소원 구슬을 터뜨려 흡수할 때 진정한 사랑을 배우는 장면도 인어공주의 소원을 훔치는 우르슬라의 모습을 상징하며, 흑마법을 쓸 때 나오는 녹색 손 또한 폭주하는 우르슬라의 마법을 그대로 사용하죠. 아샤가 춤추는 장면에 등장하는 거북이도, 인어공주에 등장하는 더들리 노래를 부를 때 버섯을 드럼 삼아 치는 모습은 인어공주 세바스찬이 조개들을 드럼치는 장면을 오마주했습니다. 아샤와 스타가 왕국에 침입할 때 깃털팬이 미키마우스 귀를 그리는 장면을 연출하고, 아샤가 소원해방의 문을 열려고 할 때 했던 동작은 판타지아에서 미키가 마법을 쓸 때 했던 동작 정확히 일치합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성 위에서 줄을 잡고 뛰어내릴 때 소리지르는 건 타잔에 대한 오마주입니다. 노래하는 식물들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판타지아의 연출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이며, 아이머 스타의 노래 장면은 백설공주의 노래 장면, 인어공주의 키스더걸의 분위기와 유사합니다. 성에서 노래를 부를 때 아샤 주의로 새가 날아가는 장면은 자스민이 결혼을 하라는 아버지의 부탁을 거절할 때 세대를 풀어주는 장면에 대한 오마주. 아샤가 소원을 비는 나무는 월터 디즈니의 고향 드리밍 트리에 대한 오마주이며, 아샤가 춤을 출 때 등장 아이들이 로켓을 타고 있는 장면은 스티치의 스페이스 어드벤처 로켓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 시퀀스에는 디즈니 100년에 많은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등장하며 대미를 장식하며 막을 내립니다.
여러분들의 위시는 어떠셨나요?